김정은 "애도기간 탈북하면 3족을 멸하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사망 애도기간에 탈북을 시도한 주민들에 대해 “3족(三族)을 멸족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 양강도 지방 소식통의 말을 인용, “특별 경비령이 내린 19일 저녁, 압록강을 건너려던 한 가족이 통째로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들 가족은 한국행을 목적으로 강을 건너려다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혜산시 혜탄동에 사는 고씨 성의 부부로 19일 밤 11시30분께 10세 미만의 두 딸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려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됐다. 이들이 특별경비가 선포된 19일 탈북하려 했던 것은 이미 김 위원장의 사망 보도 이전에 이날 탈북하기로 계획하고 중국쪽 안내인들에게 미리 돈을 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위부 간부들과 인맥이 있는 또 다른 내부 소식통도 “(고씨 일가 도강 사건을) 잘 알고 있다”며 “(김정일) 애도기간에 일어난 중대 사건이기 때문에 김정은에게 직접 보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실제로 21일 새벽, 양강도 혜산시에 살던 고씨 부모와 주변 형제들까지 모두 끌려갔다”며 “아마도 이들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RFA는 “(1994년) 김일성 애도기간에 그런 일로 숙청됐으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중국으로 월경하거나 한국행을 택하는 것도 개인 능력만 되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로 생각한다”고 보도했다.[데일리안 = 스팟뉴스팀]